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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원도 지역의 음식
2. 강원도 지역의 음식점

1. 강원도 지역의 음식

강원도는 한난류가 갈리는 동해와 접해 있고 태백산맥을 잇는 산과 골짜기, 분지가 어울려 있는 곳으로 영서지방과 영동지방에서 나는 산물이 다르고, 산악지방과 해안지방에서 나는 산물이 다르다. 산악이나 고원지대에서는 논농사 보다 밭농사가 더 발달하여 감자나 잡곡이 많이 난다. 산에서 나는 도토리, 상수리, 칡뿌리, 산채 등은 옛날에는 구황식물에 속했지만 지금은 일반음식으로 많이 먹는다. 해안지방에서는 멸치나 조개를 넣어 음식 맛을 내며, 동해안에서 생산된 오징어, 명태, 미역 등을 이용한 음식들이 많다.
강원도 음식에는 감자, 메밀, 옥수수와 도토리, 칡 등으로 만든 것이 많다. 동해안에서 나는 다시마와 미역은 질이 좋고, 구멍이 나 있는 쇠미역은 쌈을 싸 먹거나 말린 것은 튀긴다. 지누아리라는 해초로는 장아찌를 담근다.
예전의 주식으로는 강냉이밥, 감자밥, 메밀막국수, 감자수제비, 강냉이범벅, 감자범벅, 감자 막가리만두 등이 있다.
찬물에는 깊은 산에서 나는 산채와 표고, 석이, 송이, 느타리 등 버섯으로 만든 것과 나물이나 생채가 있다. 산나물, 취쌈, 더덕구이, 송이구이, 석이나물 등이 그것이다. 송이는 양양에서 나는 것이 으뜸인데 산지에서는 장에 재워서 장아찌도 담근다. 해산물 찬물을 보면, 오징어로는 고추장으로 양념구이, 순대 등을 만들고 회를 하거나 말리거나 젓을 담근다. 동태로는 찜이나 구이를 하고, 황태 덕장이 있는 횡계 부근에서는 북어찜이나 구이를 한다. 동태의 알과 내장으로는 명란젓과 창란젓을 담그며 함경도처럼 가자미나 동태, 청어 등에 조밥과 무를 함께 넣고 식해를 담근다.
떡은 시루떡, 경단, 개떡 등이 있는데 감잣가루에 무소를 넣어 송편을 빚고, 밀전병을 부쳐서 무나물을 소로 넣은 메밀총떡이 있다. 석이버섯은 고명으로 쓰지만 가루를 섞어 석이병을 만들기도 한다. 과자류는 산자(과줄), 약과, 송화다식이 있고, 잣은 홍천과 정선이 특히 유명한데 잣죽을 쑤거나 잣박산을 만든다. 강릉 지방은 예로부터 산자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음료로는 오미자화채, 당귀차, 강냉이차, 책면 등이 있다.

감자 부침과 감자 경단

감자는 보통 쪄서 먹지만 삭혀서 전분을 만들어 국수나 수제비, 범벅, 송편 등을 만들기도 한다. 감자부침은 날감자를 강판에 갈아서 파, 부추, 고추 등을 섞어 번철에 부친다. 강원도에서는 감자가 많이 나기 때문에 감자를 써서 만든 음식이 많다. 감자경단은 녹말 가루를 반죽하여 찐 다음 콩고물과 계피팥고물을 묻혀 경단을 만든다.

메밀막국수

메밀막국수는 지금은 춘천막국수로 알려져 있지만 인제, 원통, 양구 등의 산촌에서 더 많이 먹던 국수이다. 춘천 막국수는 강원도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메밀가루로 만든 국수에 고춧가루, 파, 마늘, 참기름을 넣은 양념장을 무생채나 동치미 썬 것, 돼지고기 편육을 얹져 먹는다. 양념장에 비벼먹기도 하고, 김치 국물이나 동치미 국물을 부어서 먹기도 한다. 김치 국물은 양념을 많이 한 것보다는 맑은 김치 국물이 좋고 김치 국물과 함께 차게 식힌 육수를 넣으면 더 맛이 난다.

오징어불고기

동해안의 명물인 오징어를 갈라서 잔 칼집을 넣은 다음 양념고추장에 재웠다가 굽는다. 동해안 주변과 횡계에서 많이 먹어 오던 음식이다.

오징어순대

오징어 다리 삶은 것과 두부, 숙주나 버섯 따위를 양념하여 생오징어의 몸통에 채워 넣고 찜통에 쪄낸 음식이다.

올챙이묵

산이 유명한 강원도답게 묵요리 또한 유명한데 일반적으로 많이 만들어 먹는 도투리묵이나 메밀묵 외에 옥수수로 만든 묵이 독특하다. 덜 여문 옥수수를 따서 맷돌에 갈아 앙금을 얻은 후 그 앙금으로 죽을 쑤어 구멍이 뚫린 바가지에 넣고 누르면 뚝뚝 떨어지는 국물이 곧 묵이 된다. 그 굳은 형태가 올챙이모양과 비슷하여 올챙이묵이라고 불리우는데, 매끄러운 감촉과 구수한 맛으로 여름철 별미로 알려져 있다.

감자송편

감자송편은 감자를 갈아서 반죽을 하고 강낭콩을 소로 넣어 손가락 자국을 남기면서 큼직하게 빚는다. 다 찌고 난 다음에는 참기름을 발라서 따뜻할 때 먹으면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해물 김치

동해 바다를 끼고 있는 강원도의 특색 있는 김치인 해물김치는 동해 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도루묵, 생태, 물오징어 등의 해물을 푸짐하게 넣어 담그는 단백질이 높은 영양 김치다. 무를 얄팍하게 썰고 여러 가지 해물을 많이 넣었기 때문에 비교적 빨리 익어, 김장 김치가 익기 전에 담가 먹는다.

황태구이

명태는 많은 이름을 갖고 있다. 바다에서 갓 잡아온 것은 '물태' 또는 '생태'라고 하고, 꽁꽁 얼린 것은 '동태', 어쩌다 봄에 잡히는 것은 '춘태', 잡는 방법에 따라서도 낚시로 잡은 것은 '낚시태'라고 한다. 간혹 여름철 동해안 조류의 변화로 더러 잡히면 '하태' 또는 '여름태'라 부른다. 그 중 고랭지인 산간 덕장으로 옮겨 겨우내 얼려 푸석푸석하게 말린 것을 '황태'라고 부른다.
동태를 맑은 개울물에 하루쯤 담가 바닷물과 비린내를 말끔히 씻어내고 물을 흠뻑 먹인 다음 덕장에 매어단다. 그리고 겨울 동안 영하 30도에 가까운 강추위 속에서 질 좋은 진부령 황태로 다시 태어난다.


두릅나물
(강원도 평창군 진부)

이른봄부터 진부장에 나는 두릅을 부지런히 사모아 큰 독에 염장한다. 두릅 따기가 끝나면 독 안에 염장해 두었던 것을 차례로 꺼내 소금물이 우러나도록 알맞게 울궜다가 건져 들기름과 깨, 마늘, 파 다진 것을 넣고 그대로 무친다. 씹히는 질감이나 향이 크게 바래지 않아 먹기에 좋다. 말 그대로 염장두릅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두릅을 데쳐 굵은 것을 반으로 짜개어 바위 등에 널어 말려 둔다. 귀한 손님이라도 오면 이것을 물에 불렸다가 묵나물로 볶아 놓는데 버섯이나 고사리가 무색할 정도로 쫄깃하고 아삭아삭 씹히는 질감이 마치 버섯을 씹는 것 같다.

숭어회

숭어는 동해뿐 아니라 우리 연안 어디서나 잡히는데, 특히 숭어는 큰 하천이 흘러드는 강 하구를 좋아하고, 동해안으로는 민물이 흘러드는 어항을 중심으로 떼지어 나타난다.
생김새가 미끈하고 은빛 비늘이 화려하듯 회를 떠놓아도 참돔이나 민물의 쏘가리처럼 빨간 살결이 뚜렷이 살아 있어 우선 눈 맛을 당기고, 유별나게 고소한 맛은 아니면서도 기름지고 씹히는 질감이 뛰어나 그런 대로 나무랄 데가 없다. 특히 횟감으로 쓰는 숭어는 낚시로 잡은 것이라야 쳐준다. 숭어는 성질이 급해 어쩌다 그물에 걸리더라도 금세 죽거나 탈진해 쫄깃한 질감이 떨어지고 제 맛이 안 난다.



2. 강원도 지역의 음식점

♣ 춘천의 명물 막국수와 닭갈비

춘천의 향토음식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막국수이지만 이에 못지 않게 그 발상지라 할 수 있는 음식이 닭갈비이다. 철판에 구워내는 닭갈비가 느끼하지 않고 매콤한 맛이 구미를 돋군다. 닭갈비는 고추장과 간장, 마늘, 생강, 설탕과 고춧가루 등 갖은 양념에 버무려 하룻밤 재운 후 뜨거워진 무쇠 철판에 구우면서 양배추와 고구마 썬 것을 함께 넣은 후 고기가 완전히 익으면 국수사리를 넣고 버무려 먹는데 이 맛이 또 다른 별미이다. 춘천에는 어디에 가나 유명한 막국수집과 닭갈비집이 있어 호반의 정취와 향토음식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남춘천중학교 앞에 위치한 닭갈비 원조격인 뚝배기집, 소양댐과 세월교 중간에 위치한 통나무닭갈비집은 주변 경관이 수려하고 아름다워 더욱 음식 맛이 난다. 도시인의 입맛에 맞는 막국수와 메밀부침이 일품인 부안막국수집, 막국수 만드는 과정과 맛이 옛날 그대로라는 평이 자자한 춘천역 건너편 우체국 골목의 별당집이 있다.

♣ 강릉의 영원한 향토음식 초당순두부촌

초당 할머니순두부 (강릉시 초당동) 강릉고등학교 정문 앞

20여 년의 세월을 두부요리를 이어온 솜씨로 이 일대에서는 순두부 할머니로 불리우는 박응순 할머니는 순두부의 전문가이다. 지금은 아들이 어머니와 함께 가업을 계승하고 있는데 국내는 물론 일본 NHK에서도 소개할 만큼 알려져 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비지장, 묵김치, 된장, 고추장아찌 등 5가지 밑반찬에 순두부백반, 순두부, 모두부, 두부찌개, 두부구이를 내놓고 있다.

소문난 집 순두부 (강릉시 초당동) 초당동 유화아파트 입구

3대에 걸쳐 순두부를 생산해 온 집인 소문난 집 순두부는 전통음식점으로 지정되어 있다. 가마솥에 장작불을 때서 직접 만드는데 부드럽고, 연하고 고소한 맛의 순두부가 맛깔스럽다. 또한 두부전골은 새우젓, 야채, 명태로 배합되어 맛이 개운하여 신선한 맛을 낸다.

구미식당 (동해시 발한동) 묵호역에서 강릉방향 직진 후 JC회관 근처

오징어요리가 다양하지만 불고기처럼 숯불이나 돌불판에 구워 내는 요리 방법은 흔하지 않다. 바다에서 직접 잡아온 싱싱한 산 오징어를 껍질 채 듬성듬성 썰어 양념간장에 무쳐 돌불판 위에 구워낸다. 얼마 전까지 석쇠에 얹어 숯불에 구웠으나 양념이 타고 연기가 나서 돌불판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썰어 놓은 오징어에 양념장을 부어 손으로 주무른 다음 연한 불에 은근히 구워 내놓는데 술안주로도 일품이다. 오징어불구이를 주문하면 해산물로 깔끔하게 만든 밑반찬 5∼6가지가 따라나온다.

♣ 속초시 대포항의 팔딱거리는 생선회와 오징어 물회

새벽에 작업을 나갔던 어선들이 아침 7시에 귀항하는 항구에는 그들로부터 각종 생선, 오징어, 명태 등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경매하는 어판장에 구경왔다가 경매하는 활어를 싼값에 사오는 손님들에게는 회를 떠주고 시원하고 얼큰한 매운탕을 끓여도 준다.
겨울철에는 숙취에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적당한 생태지리와 오징어 물회를 내놓기도 하는데, 오징어는 연체 어종이라서 다소 질긴 맛이 있지만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오징어물국수회는 국수가 들어간 것이 아니라 잘게 썰은 오징어를 매콤한 고추장과 갖은 양념으로 비벼 물에 만 음식이다.

부일식당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 1리) 영동고속도로 하진부 I/C에서 진입

오대산과 계방산, 함병산에서 자생하는 각종 산나물만으로 차려진 식탁은 진귀함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이다. 양식이 아닌 산더덕, 산도라지, 고사리에 고비, 이름도 생소한 멍이누리배, 취나물, 산두릅, 버섯류, 특히 곰취나물은 이 집의 백미이다. 국거리도 물론 산채로 되어 있고, 이 집에서 나오는 순두부도 별미이며 된장도 재래식으로 장독에 담가 몇 해씩 잘 묵힌 것으로 그 구수함이 옛날 우리 먹거리의 향수를 자아낸다. 봄철부터는 생나물에 강된장으로 끓인 쌈장에 쌈을 싸먹게 하여 입맛을 돋구어 준다. 이렇게 푸짐한 산채백반(6,000원)에 생선류와 젓갈류를 올려 격을 높인 산채정식(8,000원)과 더덕구이(10,000원)가 있다.


민속떡집

'밥이 먼저냐? 떡이 먼저냐?' 밥과 떡의 기원을 물으면 대부분이 밥이 먼저일 것이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실제로 옛 문헌과 유물, 유적지에 나타난 흔적들을 살펴보면 떡이 훨씬 앞서고 있다는 게 학자들의 이야기다. 곡물을 불에 익혀 먹기 시작한 초기 원시인들은 죽의 형태로 끓여 먹었다. 그래서 죽이 가장 먼저이고, 이후 시루 같은 토기에 곡물을 쪄서 먹었고, 그 과정이 오래 계속되다가 비로소 밥이 등장했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떡은 물론 아니겠지만, 아무튼 떡이 밥보다 앞이라고 학자들은 주장한다. 이후 고려와 조선시대에 이르러 상당한 수준까지 발전하게 된다.
『동국세기』등에 나오는 조선시대 떡 이야기를 보면 이미 인절미와 송편, 시루떡 등을 만들어 팔았고, 떡의 종류도 계절에 따라 설날에 먹는 떡, 단오의 쑥떡과 수리취떡, 한가위에 시루떡과 송편, 그리고 고사 때 팥시루떡 등 절기와 제례에 따라 떡이 달랐다. 그 종류가 무려 20여 가지에 이르렀고, 아기가 태어나 백일이 되면 백설기를 쪄서 백 집에 돌려야 한다는 풍습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 밥에 비해 손이 많이 가는 만큼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는 말처럼 주로 제례나 잔치, 절식이나 기복의 의미로 일상의 주식과는 구별된 성격을 지녀왔다. 그래서 마을에 큰잔치라도 벌어지면 며칠씩 떡을 쳐 가까운 이웃에서 먼 일가 친척들에게까지 보냈고, 명절 때면 집집마다 떡을 해 온 동네에 돌려 "남의 떡으로 명절 샌다"는 것이 우리의 떡 인심이다.
강원도 양양군 서면 송천은 떡마을로 전국에 알려져 있다. 마을 전체 스물 아홉 집 중 열 여섯 집이 떡집이다. 마을에서 떡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 이미 20년을 넘어 서고 있다.
<민속떡집> 탁영길 씨 부부도 올해로 15년째를 맞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이 집의 소나무 떡판은 할아버지 때부터 대를 물려오는 1백 년이 훨씬 넘는 것이라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떡은 주로 인절미와 송편이지만, 다양하게 맛을 내기 위해 수리취와 쑥을 넣기도 하고, 떡고물을 이것저것 준비해 놓아, 얼핏 4-5가지 떡은 되어 보인다.
특히 이곳 떡은 무공해떡, 진짜떡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다. 마을 앞 9만여 평 논은 90% 이상 찹쌀만을 심어 인절미감으로 쓰는데, 열목어가 오른다는 맑은 물과 신선한 계곡 바람 탓인지 1년 내 농약을 단 한번도 주는 일이 없다고 한다. 더욱이 큰솥에 장작을 때서 뜸을 듬뿍 들인 찰밥을 떡매로 힘있게 쳐낸 떡이어서 도심의 기계떡과는 근본적으로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차츰 전화로 주문해 가는 가정들이 늘어가고 있어, 산골 오지 마을이지만 마을 사람들의 표정들이 한결같이 걱정이 없어 보인다.

용바위식당(인제군 용대 3리) 미시령과 진부령이 갈라서는 삼거리에서 진부령 쪽으로 300m.

황태구이 맛은 소문의 꼬리를 물고 이제 전국에 알려진 별미집이 됐다. 잘 마른 황태를 도마에 올려놓고 등 부분을 골고루 두들겨 등뼈와 잔가시를 모두 털어 낸 다음, 넙적하게 퍼진 황태를 따끈한 물에 잠시 불렸다가 머리와 껍질을 벗겨내면 노랗게 황금색이 나는 살만 남는다. 여기에 참기름과 파, 마늘, 고춧가루가 들어간 양념장을 바르면 마치 솜에 배어들 듯 양념발을 받는데, 구울 때는 번철이나 석쇠 어느 것이나 상관이 없다. 고소하고 부드러우며 황태 특유의 향이 어느 누구의 입에도 맞는다.

납작식당

영동고속도로 제2터널을 벗어나 대관령까지 이어지는 강원도 평창군 일대는 평균 해발 700-800m의 고지대다. 주변으로 1000m급 준령을 10개나 거느리고, 한겨울 내내 눈이 쌓여 있어, 설산의 진경을 감상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이곳 산간의 이름난 눈의 명소들 역시 고속도로의 출입구마다 이어지는데, 이들 중 속사에서 이어지는 방아다리약수길과 진부와 유천 출입구에서 연결되는 오대산 월정사 계곡, 횡계에서 들어가는 용평리조트 일대는 무릎까지 빠지는 눈발과 눈골의 신선함이 그대로 남아 있다. 겨울 산의 신선함과 넘쳐나는 생기는 5-6월 신록의 싱그러움과 맞겨룰 만하다.
용평스키장의 관문격인 횡계마을 <납작식당>은 그 내력이 이미 10여 년이 훨씬 넘어서고 있다. 그래서 매해 용평스키장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횡계마을의 명물로 손꼽히고 스키장에 머물더라도 한두 차례는 들러가는 곳이 되고 있다. 그 얼큰하고 쫄깃한 맛, 그러면서도 담백하고 깔끔한 여운이 상큼한 설원의 분위기와도 너무나 잘 맞아떨어진다.
오죽하면 납작식당이란 이름도 어느 날 오대산에서 다녀간 스님 한 분이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가면서 "이 집 오징어 불고기 맛이야말로 웬만한 벼슬과도 바꿀 만하다."며 '납작(納爵)식당'이라고 옥호를 바꾸자고 해 이후부터 그렇게 부른다는 곳이다.
이처럼 스님의 입맛까지 황홀하게 만든 횡계마을 오징어 불고기의 맛은 무엇보다 싱싱하고 먹음직스러운 오징어와 고추장 냄새가 물씬 풍기는 얼큰한 양념이 아니었겠나 싶다. 납작식당은 오징어는 날씨에 따라 그날그날 올라오기도 하고 며칠에 한 번 꼴로 강릉과 주문진에서 직접 사온다.
계절에 따라 오징어가 다소 작고 살이 엷을 때도 가끔은 있지만, 울릉도 등 먼바다에서 잡은 살이 두툼한 큰 오징어를 골라와 배추김치를 썰 듯 큼직큼직하게 썰어, 고추장과 마늘, 고춧가루를 듬뿍 넣고, 고소한 참기름으로 비벼 불판에 볶듯이 즉석에서 구워먹는다.
훈훈한 산골 음식점 분위기도 그렇거니와 창 밖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리고, 하얀 설원이 펼쳐지고 있으니 그 맛이 서울에서 먹는 맛과는 판이하게 다를 수밖에 없다.

별당막국수 (강원도 춘천시 운교동)

호반의 도시, 춘천은 북한강의 수려한 풍광으로 관광객이 사시사철 들끓는다. 춘천은 풍광 외에도 맛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춘천을 찾는 사람 중에는 오로지 막국수의 진미를 맛보기 위해 오는 사람도 많다.
춘천시내에는 막국수집이 쉽게 눈에 띌 정도로 흔하다. 그 중에서도 <별당막국수>는 막국수 제조방법이 옛날 그대로여서 맛이 일품이며 오이생채 배추김치 썬 것을 차게 해 둔 동치미국물을 곁들이면 더욱 시원하다. 주문에 따라 비빔국수로 먹을 수도 있다.
막국수는 원래 임진왜란 이후 구황책(흉년 때 빈민을 도와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으로 심어 춘천지방의 겨울 밤참으로 긴 밤의 허기를 메우는 식품이었으나 동란 이후부터는 여름철에 먹는 주간식품이 되었다고 하는데, 쌀이나 보리쌀보다 영양가가 높고 고혈압 환자에게 좋다.
또 별당집의 별미로 '총떡'이라는 것이 있는데, 메밀전을 부쳐서 무, 양배추, 돼지고기 등을 갖은 양념을 해서 속을 넣고 동그랗게 만든 메밀전병의 일종으로 감칠맛이 난다.

복추어탕 (강원도 원주시 개운동 원주고등학교 맞은편)

오래 전부터 원주의 별미는 추어탕을 꼽아왔다.
원주고등학교 맞은편에 있는 <복추어탕> 집은 27년의 전통을 지닌 원주 제일의 추어탕집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예로부터 원주지방에서는 추수를 마치고 살얼음이 깔릴 때 웅덩이의 얼음을 깨고 물을 퍼내 미꾸라지를 잡았다. 이 미꾸라지를 삶아 갈거나 아니면 통째 토장국을 풀어 넣고 끓여먹었는데 이 음식이 바로 추어탕이라는 음식이다.
대개가 식사와 함께 하는데 기호에 따라 산초를 넣어 먹으면 그 맛을 더할 수 있다. 또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추어탕을 먹으면 피로가 씻은 듯이 가시고 여기에 소주 한잔 곁들이면 숙취까지 확 풀려 날아갈 듯이 개운해진다.
늘 손님들이 붐벼서 뒤에 살림집을 개방해 영업장으로 쓰고 있으며 주말에는 근처 치악산을 다녀오다 귀경길에 들르는 단골손님들이 꽤 많은 편이다.

새원식당 (강원도 속초시 대포동)

함경도 실향민이 가장 많이 살고 있다는 강원도 최북단 항구도시 속초. 이 곳에서 설악산으로 이르는 입구 못미처 조그마한 어촌인 대포항이 있다. 지금은 대부분이 관광객을 위한 횟집으로 변모했다.
그런데 속초에는 언제부턴가 속초 명물 오징어와 함경도의 순대가 조화를 이룬 오징어 순대가 있어야 음식을 잘 차렸다고 할 정도로 귀한 음식이었다.
약간 설익힌 오징어 뱃속에 찹쌀, 시금치, 당근, 당면, 버섯, 우엉, 돼지살코기, 들깨, 참깨 등 풍부한 재료를 넣어 썬 오징어 순대는 오징어 특유의 독특한 맛과 향긋하고 상쾌한 입맛을 돋우는 감칠맛이 있다.

오신다집 (강원도 삼척시 월계동, 삼척군 농협 앞)

삼척은 우리 나라 최대의 탄전지대이며 곳곳에 명승지가 산재한 관광자원의 보고다. 관동팔경의 하나인 죽서루와 삼척(후진), 맹방 등 해수욕장이 즐비해 여름이면 많은 피서객이 몰린다.
삼척을 찾는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것이 삼보잡탕이다. 삼보잡탕은 명태, 소라, 새우, 홍어, 게, 오징어 등 8종 이상의 해산물과 신선한 야채를 넣어 끓여낸 해물탕으로 시원하고 상긋한 맛이 난다. 기호에 따라 면사리를 넣어 식사를 할 수도 있다.
월계동의 삼척군 농협 앞의 <오신다집>은 삼보잡탕하면 삼척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업소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 맛 또한 어디다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삼보잡탕은 약 90년 전 삼척에 8종의 해산물이 많이 잡혀 집집마다 자주 끓여먹게 된 것에 유래하여 삼보잡탕으로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송어의 집 (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상리)

평창에서 정선쪽으로 2km 지점에 '평창 송어 양식장'이 있다. 이곳은 1965년 우리 나라에서 최초로 미국에서 송어 알을 도입하여 자체 부화에 성공한 송어양식장이다.
송어는 냉수성 어종으로서 원산지는 미국 록키산맥의 깊은 계곡이며, 연어에 비하여 몸이 굵다. 또 신선하고 담백한 맛이 있는 고단백 영양식품이다.
보통 횟감으로는 700g-1kg, 길이 30cm 정도의 1년생 송어를 제일로 친다. 특히 이 양식장의 송어는 땅속에서 솟아나는 샘물로 길러서 맛이 독특하다.
여름철에는 옥외에 천막을 쳐놓은 마루상에서 주변의 수려한 경관을 즐기며 또 양어장에서 자라는 송어를 구경하면서 먹을 수 있다.

화암장식당 (강원도 정선군 동면 화암리)

아우라지의 고장, 정선은 수 년 전까지도 오지로 불렸던 곳이다. 그러나 동면 일대의 화암팔경 경관을 잇는 도로가 정비되고 비행기재가 뚫리면서 소요시간이 대폭 단축되었다.
화암팔경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화암약수. 이 곳 입구에 여관을 겸한 <화암장식당>이 있다.
이 여관 1층 식당에서 정선의 별미인 표고죽을 먹을 수 있다. 원래 정선은 산나물이 흔하여 산채 음식이 많다. 산채는 도시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표고죽은 타지방에서는 흔히 맛볼 수 없는 이 지방의 별미이다.
연하고 부드러운 음식으로 담백하여 뒷맛이 개운하고 사계절 영양식으로 인기가 있으며, 요양중인 환자에게 권할 만하다. 특히 비타민D의 함량이 많아 위장병에 좋으며, 표고를 씹을 때는 꼭 쇠고기 안심을 씹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식당을 찾는 사람은 대부분이 관광객이다.

◑ 버섯의 약효
버섯의 종류는 수백 종에 이르고 식용버섯만도 50종이나 된다고 한다. 이 중 송이버섯은 동의보감에 인후통을 다스리는데 좋다고 하며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등은 인공으로 재배되는데 성인병 예방, 항암 등에 효과가 있으며 인, 철분 등이 많이 함유돼 무기질을 보강해 주는 효과가 있다.

논산횟집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거진리)

우리 나라 최북단 도시, 거진은 통일전망대, 화진포해수욕장, 알프스스키장 등이 있어 사시사철 관광객들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여름철에는 오징어, 겨울철에는 명태잡이 어로의 거점이 된다.
거진항에는 7-8 군데의 횟집이 있는데 모두 타지방보다 양이 푸짐하고 값이 싼 편이다. 시내보스 종점 앞의 <논산횟집>은 30년의 전통을 지닌 맛깔스런 횟집 중의 하나이다.
수족관에서 잡아 올린 오징어의 내장을 빼내고 깨끗이 씻은 다음 적당한 크기로 썬다. 여기에 초고추장, 상추, 깻잎, 무, 오이, 쑥갓 등을 보기 좋게 그릇에 담아 미역, 젓갈, 김치, 물김치, 생채나물 등과 함께 내놓는데, 그 맛이 담백하고 상쾌하여 한여름 시원한 식사로 안성맞춤이다. 이 밖에 회덮밥도 솜씨를 자랑하는 메뉴 중의 하나이다.

소영횟집 (거진항 방파제 쪽)

동해의 명태는 6·25 직후만 해도 미쳐 다 건져 올릴 수 없을 만큼 흔한 생선이었다. 동해안 어부들은 그 때를 회상하며 한참 명태 떼가 몰려들 때는 바다의 물빛이 달라졌고, 산란을 시작하면 그물에 명태알이 허옇게 묻어 오를 정도였다고 말한다.
일제 말기에는 일본 어선들까지 몰려와 이를 마구 잡아다가 급식용과 배급용으로 나눠주어, 지금도 일본의 일부 노인들은 명태를 물리도록 먹었다는 것이다. 언론인으로 맛의 달인이었던 홍승면 씨는 그 당시 동해안의 명태와 서해의 조기가 없었다면 그 어렵던 시절에 우리 국민들의 단백질 공급원을 어디서 구했을지 의문이라며 필경 하늘이 우리 민족에게 내려준 '양식'이었으리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가뭄에 콩 나듯 한다지만 그래도 잡아 올리기만 하면 수익은 전보다 훨씬 높다. 그래서 예전 같으면 선창가에 마구 쏟아놓던 명태였지만, 요즘은 하얀 스티로폴 상자를 미리 배에 싣고 나가 금덩어리를 다루듯 소중하게 담아온다.
거진항 생태찌개는 내용이 단순하면서도 맛은 별미다. 갓 잡아와 눈빛이 아직 살아 있는 생태 한 마리를 툭툭 토막을 내는데, 한 마리의 형체를 살려 냄비에 둥글게 안친다. 들어가는 양념도 따로 없다. 파와 무, 곱게 빻은 고춧가루가 전부다. 간도 소금으로만 맞춘다. 따라서 국물이 맑고, 맑은 국물에는 투명한 기름이 송송 떠오른다.
그런데 맛만큼은 대단하다. 소금과 생고춧가루가 들어가 칼칼하면서도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입에 감친다. 흰 살은 윤기가 돌면서 쫄깃하고 뒷맛이 달다. 국물이 시원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어느 생선찌개 맛이 이만할까 싶을 뿐이다.


영동횟집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대진리)

화진포해수욕장 북방 1km지점에 있는 대진항 부둣가에는 4-5 군데의 횟집이 있다. 대진항은 우리 나라 최북단 항구이다. 여기에서 제일 큰 3층 건물의 <영동횟집>은 전복죽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진 앞 바다에서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자연산 전복으로 끓여내는 전복죽은 담백, 고소하며 해물 냄새가 물씬 풍긴다. 전복죽은 다른 어패류 보다 지방질이 적고 단백질 함량이 높아 병후 회복 및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유래는 이렇다.
옛날에 어느 효자가 수족을 쓰지 못하는 아버님의 병을 고치기 위해 온갖 약을 다 구해 써보았으나 효험이 없었다. 그러자 전복이 좋다고 하는 사람이 있어 추운 겨울 바다에 직접 들어가 전복을 따다가 죽을 끓여 100일 동안 아버님에게 드시도록 한 결과 전복죽의 효험으로 병이 완쾌되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싱싱한 우렁, 도미, 가자미, 임연수어 등 잡어로 구워내는 생선구이도 해변답게 푸짐하고 값이 싸다.

함흥식당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주청리, 낙산해수욕장 앞)

속초에서 남으로 16km 지점에 위치한 낙산해수욕장은 울창한 송림을 두르고 있는 백사장이다. 관동팔경의 하나인 낙산사와 의상대가 가까이 있어 더욱 유명하다. 의상대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동해안의 제일 큰 자랑이다. 또 이곳에서는 해녀들이 직접 따오는 해삼, 전복, 멍게 등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이 곳의 해삼, 전복은 물이 맑고 차가운 탓으로 그 살이 단단하고 씹는 맛이 일품이다.
<함흥식당>은 의상대 밑에서 40년 넘게 전복죽 하나만을 끓여와 인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집이다.
함경도 전복죽이 허약자의 건강회복에 아주 좋다는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져 이제는 건강식품화되어 현재에 이르렀다 한다. 고향이 함흥인 주인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전복죽을 만들어 팔기 시작, 사실상 원조인 셈이다.
동해바다의 전복으로 조리한 전복죽은 담백하고 고소하며 해물 냄새가 물씬 풍겨 각별한 맛을 내며 이것이 미각을 자극한다.


항구식당 (남양동시장 근처)

초겨울 수수알처럼 굵은 알을 밴 도루묵이 생선가게마다 수북히 쌓였던 것이 아직 우리 기억 속에 생생하다. 그런데 최근 5-6년 사이 그 흔하던 도루묵이 생선가게에서는 물론 산지인 동해안에서조차 웬만해선 구경할 수 없는 귀물이 되었다. 가격도 동해바다에서 나는 생선 중 최고의 몸값을 누리고 있다.
이처럼 동해안에서 가장 값비싼 생선이 되어 버린 도루묵은 추석을 앞두고 연안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미 좁쌀 같은 알을 배고 있어 한창 기름지고, 맛이 일품이다. 추석을 지나면 알은 차츰 굵어지고, 11월부터 12월에 산란한다. 수심 1m 안팎의 해안가 수초와 바위틈에 산란을 하기 때문에 파도가 심하게 치는 날이면 모래밭으로 밀려나와 그냥 주워오기도 하는 것이 도루묵이다.
어떤 생선도 마찬가지지만 도루묵은 먹는 때가 따로 있다. 산란을 준비하고 있는 시기다. 살이 오를대로 오르고 기름지지만 비리지 않아 담백하고 고소하기 이를 데 없다. 게다가 가시가 연해 굽거나 조림을 해놓으면 가시 체 그대로 먹을 수 있다. 김장 때 생태 대신 속에 넣으면 김치 맛도 그만이다.
하지만 이런 진한 맛거리가 이제는 향수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다. 지금 잡히는 것은 그 맛이 일본인들 식성에 딱 맞는다는 이유로 전량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알이 성숙했을 때는 앞에서 백혈병 치료제를 추출한다고 해 역시 일본으로 수출한다. 이래저래 몽땅 일본으로 직송되는 것이 요즘의 도루묵이다. 더욱이 사람들은 도루묵 알이 암에 좋다는 소문 때문에 모조리 건져다가 쪄서, 우득우득 씹어 속물은 빨아먹고 껍질은 뱉어 버린다. 이러기를 4-5년 되풀이하는 사이 그 흔하던 생선이 멸종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 틀린 말이 아닐 듯하다. 올해는 값이 더욱 치솟아 어민들도 먹어 볼 엄두를 못 내게 됐다며 아쉬워한다.
해안지방에 전해 오는 일화를 들어보면 도루묵은 본래 '묵'이라는 생선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조선시대 한 임금이 피난길에 수라상에 오른 묵을 먹고 하도 맛이 있어 이름을 은어(銀魚)라 고쳐 부르고 성인들은 먹지 못하도록 엄명을 내렸다. 그래서 지금도 함경도에서는 더러 은어라고 부른다고 한다. 임금은 환궁 뒤 다시 이 생선을 올리도록 해 먹었으나 전혀 그 맛이 아닌지라, 사에서 무리며 "도로 묵이라 부르라."했다고 한다. 정설은 물론 아니지만 이토록 제철 도루묵은 임금님도 탐낼 정도라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요즘은 동해안에서 비교적 소비성향이 높아졌다는 삼척과 동해에서도 몇집 정도가 도루묵 요리를 낸다. 그나마 구이와 조림(찌개) 모두 크고 작은 것을 섞어 10마리 정도를 기준 해서 2만-2만5천 원 하는 비싼 식단에 든다. 삼척 시내 남양동 <항구식당> 주인 고옥출 씨는 "제철 도루묵 맛을 아는 손님들을 위해 내기는 내지만 값이 비싸 별 재미는 못 본다."고 한다. 어쩌다 값이 한 상자에 20만 원대로 내려갈 때는 그런 대로 넉넉히 담아낸다고 한다.
끓이는 방법도 옛날처럼 푸짐한 매운탕 냄비가 아니고, 예쁜 찜 냄비에 무와 감자를 큼직큼직하게 썰어 깔고, 양념장을 풀어 풋고추와 양파, 마늘 다진 것과 대파를 얹어 자박자박하게 조림을 해 내놓는다. 구이 역시 소금만 살짝 뿌려 양쪽으로 접는 석쇠에 물려 가스레인지에 구워 내는데, 입에서 녹는 듯한 질감과 담백하고 감칠맛이 이를 데 없다.

은하식당 (강원도 삼척군 원덕읍 임원리, 임원우체국 앞)

강원도 삼척군 호산천과 하곡천 하구 사이에 1km의 백사장이 있다. 이곳이 강원도에서 제일 남쪽에 있는 호산해수욕장이다. 수심은 고르지 못하나 담수의 조건이 좋아서 찾는 이가 많은 곳이다.
해수욕장 가는 길목 읍내 우체국 맞은편에 각종 생선회와 매운탕을 끓여내 놓고 있는 <은하식당>이 있다. 동해바다에 연해 있으므로 싱싱한 생선회를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식당의 대명사 격은 역시 삼척지역의 향토 음식인 회덮밥, 찹쌀로 담근 몇 십 년을 내려온 초고추장 맛이 회덮밥의 맛을 한층 돋우어 준다. 또 밑반찬으로 내놓는 명란, 창란, 조개, 생선구이, 돌김 등은 보기만 해도 후한 인심을 느끼게 한다.
회덮밥은 오랜 옛날부터 동해안 일대에서 즐겨먹는 음식으로 비타민, 단백질 함량이 풍부하다. 해산물을 많이 먹어야 질병에 안 걸린다는 구전이 있어 이 고장 사람들이 즐겨온 음식을 이제는 이 고장을 찾는 관광객이 즐겨 먹기에 이른 것이다. 영양학자들도 이러한 음식이 진정한 영양식임을 일러주고 있다.

서울식당 (강원도 인제군 북면 한계리)

강원도 인제는 800m 이상의 높은 산이 200개쯤이나 솟아 있는 강원도 중북부의 대표적인 산악지대이다. 우리 나라 3대 폭포 중의 하나인 대승폭포와, 물이 맑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백담사 계곡, 12선녀탕, 백담사, 장수대 등 명승지가 즐비한 곳이기도 하다. 한계령 입구 마을 일원에서는 관광객을 위한 민박촌이 있고, 이 민박촌에서는 강원도 별미인 감자부침을 맛볼 수 있다.
원통에서 장수대로 들어서면서 4km 지점에 왼쪽으로 제일 첫 번째 식당인 <서울식당>이 길을 지나는 관광객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곳이다.
설악산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번쯤은 감자부침을 맛보았을 정도로 한계리 부근 및 용대리, 부평리 일원에 성황을 이루고 있다.
감자가 예로부터 주식으로 사용되어 왔으나 이제는 간식용으로 전환됨에 따라 감자 특유의 맛을 살려 감자전(부침)으로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감자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동물성 식품의 산성을 중화시키고 인체의 피로회복을 도우며 녹말 및 비타민C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

대왕횟집 (강원도 강릉시 성남동, 중앙시장 2층)

강릉은 오죽헌, 선교장, 강릉향교 등 지방문화재가 시내 곳곳에 산재한 전통문화의 도시다. 또 경포대, 설악산, 오대산, 소금강 등 명승지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하여 연중 관광객이 들끓는 곳이기도 하다. 이 지역의 명물로 삼숙이라는 아주 못생긴 생선이 있다.
삼숙이를 반토막 낸 후, 칼자국을 내어 얼큰하게 끓인 삼숙이 매운탕은 강릉을 찾는 사람들에게 강릉의 별미로 잘 알려져 있다.
강릉시내 한복판 성남동 중앙시장 주변에는 삼숙이탕, 알탕 등을 전문으로 하는 횟집이 많이 있다. '향토음식 1호 지정업소'란 간판을 내건 <대왕횟집>도 삼숙이탕을 잘 끓이는 집 중의 하나이다. 삼숙이탕은 쫄깃쫄깃한 살과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으로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를 제철로 보나 사계절 어느 때나 먹을 수 있다.
삼숙이는 동해안 주변에서 많이 서식하는 어종으로 연하고 맛이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궁전횟집 (강원도 동해시 묵호동)

동해시는 1980년 묵호읍과 삼척읍이 합쳐서 생긴 도시다. 동해는 노가리 산지로 유명하다. 특히 이곳에서 생산되는 노가리는 전국 공급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도시에서는 노가리를 구워 먹지만 현지 사람들은 회로 먹기도 하고, 고추장을 풀어 매운탕을 끓이기도 한다.
원래는 오징어잡이 때 어부들이 날것으로 식용해 오다가 1941년 묵호항이 개항됨과 동시에 술안주로 오징어회를 내놓기 시작한 데서부터 발전하여 산 오징어 물회가 명물로 떠올랐다.
바다에서 직접 잡아온 싱싱한 산 오징어를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긴 다음 썰어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이 별미다. 산 오징어물회는 오징어 고유의 모양과 색깔을 띠어 미각을 돋우며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남녀노소가 즐겨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삼창횟집 (강원도 명주군 주문진읍 주문리)

1955년 강릉읍이 시로 승격됨에 따라 강릉시를 제외한 지역이 강릉군에서 명주군으로 바뀌어져 주문진읍, 묵호읍 등으로 발전되어 오늘에 이른다.
읍내에서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검문소를 지나서 우측으로 <삼창횟집>이 있다. 이 식당의 횟감으로 유명한 것은 오징어이다. 오징어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을 때는 데쳐서 먹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곳에서는 꾸무럭거리는 산 오징어를 잘게 썰어서 날로 내놓는다. 오징어 특유의 스멀거리는 감촉과 기름기 없는 상큼한 맛이 여행의 피로를 씻어준다.
산오징어회는 고대부터 영동지구 해안에서 생활하는 어부들이 어려운 생활환경에서 어로 작업 차 바다에 나갈 경우 현장에서 포획한 오징어를 즉시 청정한 해수로 세척하여 고추장만으로 반찬이나 안주로 쉽게 이용하는 과정에서 세월이 흐르면서 확산, 발전되었다. 이외에 쥐치회, 광어, 도다리회 등도 싱싱하고 물이 좋다.

백담순두부집 (강원도 용대리, 백담계곡 매표소 부근)

1년 중 가장 좋은 모습만 고스란히 남아 있는 백담 계곡은 어쩌다 휴가를 놓친 직장인들에게 주말나들이로 나설만한 곳으로도 더없이 좋다. 뿐만 아니라 먹을거리도 1년 중 가장 풍성한 절기다. 햇감자와 옥수수가 수북수북 쌓이고 맛있는 햇콩이 밥에 얹혀 입맛을 돋우기도 한다. 그리고 백담계곡에는 오래 전부터 <백담순두부>라는 고유한 이름의 두부가 별미로 이어오고 있다.
이곳 손 두부가 그토록 알려진 것은 우선 인제군 내설악 일대에 전국에서 가장 질이 뛰어난 콩이 난다는데 그 이유가 있다. 콩알이 여물고 껍질은 얇으면서 윤기가 있고, 기름을 짜도 다른 고장의 콩보다 많이 나온다고 한다. 또 한 가지, 특이하게도 이곳에서는 두부를 안칠 때 간수를 쓰지 않고 바닷물을 쓴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백담순두부'의 고유한 맛이 다른 곳과 구별될 수밖에 없다.
용대리에서 가장 오래됐고 맨 처음 이 마을에 순두부를 뿌리내리게 했다는 백담순두부집의 주인 정경림 씨는 새벽 5시 30분이면 첫 두부를 안친다. 콩을 갈아 끓이고 순두부가 나오기 시작하는 시간이 7쯤이다. 이렇게 해야만 시간에 맞춰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금방 건져낸 순두부를 맛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집의 아침식사는 7시부터 8시까지이고, 식사가 끝나면 주인 내외는 다시 점심 시간에 낼 두부를 챙긴다. 이렇게 하루에 세 번씩 두부를 새로 안친다고 한다.
이런 정성에 걸맞게 상차림도 깔끔하다. 순두부 한 그릇과 밥, 김치와 콩비지 된장, 그리고 짭짤한 젓갈과 장아찌가 곁들여 나온다.

천선식당, 진선미식당 (남대천 양양교 근처)

뚜거리(일명 뚝거리)는 다른 지역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동해안 사람들에게는 오랫동안 친숙한 먹거리가 되어 온 남대천의 명물이다. 동해안 다른 하천에서도 잡히지만 남대천 것을 알아준다. 5-6cm 길이의 작은 몸집과 큼직한 머리, 얼룩무늬 등은 얼핏 내륙의 꾹저구(꾹적어)와 흡사하다. 비늘이 없어 미끄럽고 부드러운 촉감은 논의 미꾸라지를 닮기도 했다. 이른봄 4월이면 20여km 상류까지 올라와 산란을 하고 여름을 나다. 갈수기인 9월이면 하류나 바다로 내려간다.
특이하게도 배에 지느러미 모양의 흡착판이 달려 있어, 물살이 빠른 여울의 돌잔등에 다슬기처럼 붙어 있다. 물살에 떠내려오는 것을 닥치는 대로 삼키며, 심지어 모래에 붙은 이끼류를 먹기 위해 모래까지 삼켰다 뱉었다한다. 그래서 뚜거리의 밥주머니에는 닭의 모래주머니처럼 잔모래가 가득하다. 사람이 먹을라치면 그걸 손질하느라 꽤 품을 들여야 한다.
뚜거리는 차고 빠른 물살에서 서식하는 만큼 물에서 건져 놓으면 금방 죽는다. 따라서 잡은 즉시 한 마리씩 손질해 푹 끓여 체에 갈아놓는 게 상책이다. 이때 통마리 일부는 그대로 두었다가 뚝배기에 덜어내 다시 끓일 때 모양내기로 넣는다고 한다.
남대천 양양교 근처 천선식당의 뚜거리탕 끓이는 것을 보면, 뚜거리 국물에 파와 다진 마늘을 넣고 한소끔 끓이다가 당면을 넣어 건더기를 보충해 주고 달걀을 풀어 얹는다. 향신료는 추탕에 넣는 산초 대신 동해안에 흔한 제피가루를 넣는다.
미꾸라지가 없는 동해안에서 뚜거리탕은 추탕과 맞먹는 보양식이어서 삼복에 흔히 먹는다. 맛의 효력 역시 추탕과 흡사하다. 부드럽고 점액질에 싸인 육질과 걸쭉한 국물이, 모르는 이는 추탕으로 착각할 정도이다. 뼈 채 갈아서 마늘과 파, 제피가루를 얹고 뜨겁고 얼큰하게 먹는 법도 같다. 하지만 추탕보다 덜 기름지고 담백한 맛이 앞선다. 얼큰하고 제피냄새가 배어나 여름철 보양식으로 그럴 듯하다. 뚜거리탕에는 단백질과 칼슘이 듬뿍 들어 있다. 여름철 입맛이 없고 속이 더부룩할 때 뚜거리탕을 먹고 나면 몸이 풀리고 소화력을 거뜬하게 회복한다고 한다. 그래서 술꾼들은 술 먹으로 갈 때 들러가고, 술 먹은 다음날은 해장국으로 먹기도 한다.

산골식당(샘 나오는 집)

강원도 화천군과 경기도 포천군이 만나는 광덕고개 마루턱에 나물전을 펴는 광덕리 마을 아주머니들은 산에 더덕을 캐러 갈 때 가느다란 지팡이를 들고 간다. 더덕이 있음직한 계곡을 더듬어 올라가며 수풀을 툭툭 건드리면 막 실오라기처럼 돋아난 더덕잎은 금세 짙은 향을 뿜어내 자신의 은신처를 알려 준다.
더덕은 바람이 잎을 슬슬 건드리기만 해도 그 특유의 향을 내뿜어 주위를 향기로 가득 채운다. 특별히 곤충이나 짐승들의 후각을 자극해 자신을 방어하는 것도 아니면서 거의 숙명적으로 자신을 노출시켜 뿌리가 뽑혀 버리고 마는 변을 당하는 것이다. 나물꾼들은 이 같은 더덕의 속성을 활용, 광덕산을 비롯한 인근의 화악산과 백운계곡, 좀 멀리 있는 대성산까지 올라 더덕을 캐온다.
한참 더덕이 많던 시절에는 계곡 하나만 뒤져도 다 지고 내려오기가 힘들 정도로 포대를 가득 채웠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 더덕이 실하고 맛이 뛰어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서울과 경인지역에서 버스까지 대절해 캐러오는 통에 지금은 그것도 옛말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요즘은 야생식물 연구단체의 현수막까지 차에 걸고 수십 명씩 떼지어 산을 뒤져 채 자라지 않은 것까지도 모조리 뽑아 가는 바람에 더덕캐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고 한다. 덕분에 더덕 값이 치솟아 수익은 예전 못지 않다는 것이 나물꾼들의 이야기이다.
고갯마루에는 휴게소가 두 곳 있고, 휴게소마다 한쪽으로 나물과 잡곡류를 놓고 판다. 좁은 공간에 휴게소가 둘인 것은 한쪽은 강원도에 속하고, 또 한쪽은 경기도에 속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갯마루에서 한 발짝 내려서면 민박촌과 식당들이 몇 집 있다. 제일 위쪽에 있는 <산골식당>, 일명 '샘 나오는 집'은 더덕이 한참 나던 10여 년 전부터 더덕구이를 전문으로 내고 있다. 물론 광덕산 명물인 자연산 더덕이다. 10년이 넘도록 나물을 대주는 마을의 나물꾼들은 더덕 중에서도 5-10년에 가까운 실한 것들을 따로 모았다가 가지고 온다. 그래서 맛과 향이 유별나게 좋다.
주인 조간난 아주머니는 더덕을 흙이 반쯤 담긴 항아리에 소중하게 담아 놓고 손님들이 주문을 해야만 꺼낸다. 손님이 보는 앞에서 껍질을 벗기고 칼자루로 자근자근 두들겨 결을 부드럽게 풀어 준 다음, 양념을 얹어 구이를 하거나 생채로 무쳐 준다. 미리 껍질을 벗겨 물에 담가 놓거나 양념을 해놓지도 않는다. 아무리 향이 강해도 껍질을 벗겨 놓으면 향이 달아나기 때문이다. 더덕은 향 자체가 풍기는 독특한 멋이 있어 아무리 바빠도 즉석에서 조리한다. 이 곳에서 더덕구이를 주문하는 손님들은 거의가 단골로 이 맛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어서 재촉하지는 않는다.
더덕을 요리할 때면 식당 안에는 더덕향이 가득 배어나고, 그 신선한 향에 머리가 맑아지는 듯하다. 빨간 양념이 밴 포실포실한 더덕구이가 상에 오르고, 입안에서 아삭아삭 씹힐 때면 쌉쌀하면서 단맛이 혀끝에 감치고, 그 향이 온몸에 배는 것만 같다. 마치 삼키기 아까운 귀물을 입에 담은 느낌이다.

이효석 생가

가산(可山)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은 한국 단편문학의 백미이자, 작가의 문학혼을 단 한 편에 농축시킨 수작이다. 1백 장을 넘지 않는 짧은 분량에 탁월한 묘사력과 절제된 미학이 완벽하게 형상화된 작품이다. 요즘도 이 소설의 무대였던 봉평은 문학독자의 마음속에 낯익은 고장으로 자리잡고, 늘 가보고 싶은 그리움을 자아낸다.
메밀꽃 한창일 때 봉평에 있는 효석의 생가는 메밀밭에 잠겨 있다. 가을 햇살이 화사한 그의 생가는 옛 모습 그대로이고, 지금 그 집을 지키는 새 주인은 찾아오는 손님을 가족처럼 맞아 준다.
1913년 당시 봉평 면장이던 효석의 부친은 아들 교육을 위해 이웃에 살던 지금의 주인 홍종률 씨의 증조부 홍명렬 씨에게 집을 넘겨주고 도회지로 떠났다고 한다. 그로부터 80연 년의 세월이 흘렀고, 홍씨 집안은 이 집에서 4대를 이어오고 있다.
홍씨 가족들은 옛 이웃의 정을 생각해 정중하게 사람들을 맞는다. 초가였던 지붕이 함석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집의 원형은 아직 여전하다. 불편을 견디면서 옛집의 모습을 지켜온 주인 덕이다. 집을 비워야 하는 농사철에는 손님들이 빈집에 그냥 다녀가는 것이 안쓰러워 마당에 잠시나마 앉아 쉴 자리를 마련하고 방명록을 놓아두기도 한다.
여러 해를 두고 꾸준히 찾아오는 이들은 이제 주인과 친척처럼 스스럼없이 음식을 나눠먹으며 정을 잇고 있다. 그러다 지난해 여름부터는 이들의 간청으로 음식 뒷바라지까지 해준다. 가산문학선양회와 젊은 공무원들이 벌이는 메밀 심기에 참여해 직접 수확한 메밀로 전과 수제비를 만들어 내는데 맛이 일품이다.
아무 꾸밈이 없이 소박한 수제비는 멸치와 무, 파 등을 넣고 푹 삶아 조선장으로 간을 해 육수맛이 깔끔하다. 집에서 메밀을 갈아 반죽한 수제비에 김치 무친 것과 김을 얹어 주는데 거칠거칠하고 구수한 맛이 먹을수록 입에 당긴다. 옛날 효석의 식구들과 서로 오가며 함께 나눠먹던 맛 그대로라고 한다.
바람결에 하얀 메밀꽃 향이 은은하게 배어나는 생가 마당에 둘러앉아 먹는 메밀 수제비와 메밀전은 맛도 맛이려니와 작품의 주인공이 된 듯이 무대 속에 함께 어우러지는 듯한 정취가 그만이다.
작품에 그려진 대로 '이지러는 졌으나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는 달빛'과 '달빛에 한층 푸르게 젖은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도 감상할 수 있다. 승용차가 아니어도 강릉행 직행버스로 장평에 내려 봉평으로 오르는 버스를 이용하면 당일로 다녀올 수 있다.

검봉산 칡국수집

칡은 그 뿌리에 많은 전분과 적당량의 당분을 저장하고 있어 식용과 약용으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또 잎은 사료로 이용되고, 줄기는 갈포벽지의 재료로 쓴다. 이처럼 다양하게 먹을 수 있어 예전에는 구황식량으로 한 몫을 했다.
'칡국수' 또는 '갈(葛)국수'는 칡으로 만든 먹거리 중 가장 맛있는 별미다. 칡국수는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가 정성스럽다. 깨끗이 손질한 칡뿌리를 잘게 토막내 절구에 찧거나 맷돌에 갈아서, 발이 고운 소쿠리나 체에 받쳐 놓고 물로 여러 번 씻어 내린다. 밑에 받아낸 진한 물은 한나절쯤 지나면서 전분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위에 고인 까만 물은 쏟아내고 맑은 물로 갈아주기를 몇 차례 더 반복하면 물은 맑아지고 밑에 가라앉은 전분도 하얗게 된다. 여기에 밀가루를 알맞게 섞어 반죽한 다음 국수를 누르거나 전을 부쳐내면 칡향이 배어나는 별미가 된다. 전분이 감자나 고구마 전분과 마찬가지로 너무 차져서 밀가루를 넣는 것은 찰기를 다소 빼주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만든 국수는 얼핏 메밀국수 같고 우리밀 국수 같기도 하지만 맛이나 질감이 전혀 다르다. 물론 서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까만 빛깔의 칡 국수와는 전혀 다르다. 제대로 만든 본래의 칡 국수는 까만 색깔이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서울에서 가까운 경춘가도의 강촌마을을 찾아가면 칡국수집이 한 곳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경춘선 강촌역에서 1.5km쯤 들어가 있는 <검봉산 칡국수집>은 약 20년간을 칡 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주인 김복순 씨는 구곡폭포가 걸려 있는 구곡리가 고향이고, 마을에 전해 재려오는 칡 국수 만드는 법을 그대로 살려내고 있다. 처음에는 인근 가평군 내의 칡으로 시작했지만,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요즘은 강원도 삼척에서 갈분을 내온다고 한다. 깔끔하게 말아내는 칡 국수는 칡 향기가 입안에는 배는 듯하면서 부드럽고 뒷맛이 깔끔하다.
더욱이 강촌마을은 이름 그대로 서울 근교에서 이름난 강촌(江村)휴양지다. 교외선 장흥과 경춘선의 대성리, 새 북한강 강변마을들과 함께 웬만하면 재학시절 한번쯤 가보았을 곳이다. 강, 산, 계곡과 폭포 등이 한껏 어우러지고, 교통편도 경춘선 열차가 마을 어귀에 닿아 있어 멋진 나들이를 보장해 준다. 또한 강가 산책로에 이어 폭포로 오르는 구간에도 자전거 전용도로가 별도로 마련되어 자전거만 한 대 빌리면 자전거 드라이브로 낭만도 즐길 수 있다.
시원한 강바람, 산모퉁이를 돌아 사라지는 경춘선 열차의 뒷모습, 강물이 내려다보이는 카페,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와 숲 속 오솔길 등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정경들이다. 말벗이 될 만한 친구나, 읽을 만한 책이라도 한두 권 들고나서면 하루쯤 묵고 와도 크게 부담이 없다. 가을빛이 감도는 강변은 저녁때가 되면 계절감이 더욱 넘쳐난다.